지하철에서 사람들이 거칠게 밀치고 지나가거나 열차가 꽉 찼는데도 꾸역꾸역 들이미는 것을 보고 미묘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었다. 쇼핑몰의 내부는 훨씬 더 모던하고 동선이 매끈했다. 반면, 거리는 개발의 시차로 인해 상이한 요소들이 뒤엉켜 혼란스러웠다. 서울사람이라면 익숙할, 도시 전체가 욕망으로 들끓는 듯한 그런 기류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욕심없이 예의바르고 평화롭게 부유하는 것이 목적인 듯한 싱가폴과는 전혀 다른 다이내믹이었다.
뉴욕에서 온 한 동료는 싱가폴이 언제나 "real time"이며 사람들은 "here and now"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 축적, 개발, 상승에 대한 악착같은 욕구없이 현재형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천국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싱가폴을 "인간이 만든 paradise"라고 소개했었다 - 글쎄, 잘 모르겠다. 난 이곳에서 무기력함을 감지할 때가 많다. 그리고 종종 기운이 빠진다. 어쩌면 "paradise"가 나라는 사람의 기질에 적합하지 않은 삶의 mode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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