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3일 수요일

시청 앞 광장

"서울시 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1926년 경성부 청사로 세워졌다. 지금은 더 이상 경성이 아니지만, 서울 시청사와 경성부 청사는 동일 건물이다. 나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풍경을 서울 시청사 현관 입구에서 본다. ...내가 서울 시청사 현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서만 원구단, 덕수궁, 숭례문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사-원구단-숭례문-경운궁(덕수궁)은 시청역 광장에서 사각의 형상으로 대립하는 구도(constellation)을 형성한다. 서울에 자연사 박물관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청 앞 광장이 서울이 숨기고 있는 위대한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것을 모른다. 이 광장에서는 상이한 시간이 전시되어 있다. 유교적 조선의 수도 한양은 경운궁(덕수궁)을, 대한제국의 수도 횡성은 원구단을, 식민지 경성은 시청사를 남겨두었다. 숭례문은 1398년을, 경운궁은 1897년을, 원구단을 1897년과 1919년 사이를, 시청사는 1926년을 가리킨다. 2002년 시청앞 광장은 2002 World Cup Korea-Japan의 상징물이 차지하고 있다. 아름답지 않은가? 이곳은?" 
- "서울 시청 광장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답다, Seoul Arcade Project, Exposé", 노명우 

가장 아름다운 것을 아무렇지 않게, 또 체계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그런 힘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서울은 점차 영혼이 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2009년 6월 1일 월요일

얼마전 약간의 몸살 기운을 동반한 혼곤한 잠속에서 인생을 조망하는 꿈을 꾸었다. 

공기처럼 가벼운 마음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한 이 꿈속에서, 나는 집앞 골목에서 우연히 크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발견했고 마치 애머스트 칼리지의 살롱과 같이 꾸며진 그 곳에서 오랫동안 마음에 드는 책들을 뒤적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는 길엔 남미의 것일듯한 태양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아주 작은 뷰파인터를 지닌 수동 카메라로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찍었다. 꿈의 마지막 장면은 가깝게 여기는 사람이 다정한 몸짓으로 나를 반겨주는 것이었다. 

지적 모험, 창조적인 영감 그리고 의미있는 교감 - 원하는 모든 것.